*제 2일차.
피곤했던터에 그래도 잠은 잘잤다.
최소한 우리일행중 한명의 목소리로 들리는 “일어납시다!” 하는 소리가 들릴때 까지는......
이 분은 예전 여행시 일곱시 기상 Morning Call이 울리기 이전인 5시 이전부터 다른방 사람들을 깨우고 다녔기로도 유명하다.
 
게슴츠레 손목시계를 확인하니 1시 15분이다. 방안 온도는 17도.
약 4시간 30분 이상의 취침이었다.
어제의 피로도 완전 회복되진 않은것 같다.
나무늘보의 동작으로 옷가지를 챙긴다. 타월을 가져가서 포트의 뜨거운 물에 적셔 습포하듯
닦아낸다. 컵 라면에 더운 물을 부어 요기를 한다.
2시가 가까워지자 여러부류의 사람들이 부산해진다. 외부 기온은 6도이며 구름이 잔뜩 끼었다 한다.
헤드렌턴과 보온 복장은 필수.
아뿔사!!! 내 모자는 어제 산행시 사용한 Sun Cap뿐이다.
준비한 모자는 있었지만 맡겨놓은 짐속에 넣어 놓고왔다!
결국 이후 선캡 외엔 모자 쓸일이 생기지 않았다.
바람막이 모자를 쓰고 위에 선캡을 쓰고 쟈켓 모자를 썻다.
정확히 2시 30분이 되니 대개의 사람들이 빠져 나간다. 밖은 칠흑이다. 찬 공기에 가끔은
안개비가 내리듯 흩뿌린다.
우리는 2시 37분 출발이다.
오늘 오를 정상까지의 거리는 약 3Km.
헤드랜턴에 의지하고 배낭을 맨채 앞 사람을 따라간다. 얼만큼 올랐을까?
내 차림은 이너웨어,동계용 집업 티, 바람막이, 쟈켓이다. 도저히 더워서 갈수가 없다.
쟈켓을 벗어넣고 발걸음을 재촉하자 3,500m지점부터는 우산이 써야할 정도의 비가 내린다.
다행히 바람이 없어 배낭 Rain Cover와 우산을 이용했다.

사실 난, 우중 산행은 매우 싫어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난, 우비를 입으면 발수가 안돼 속옷과 겉옷 모두 젖고, 하의는 무릎아래까지 처진 우비에서 물이 떨어져 하부를 적시고, 적신 옷에 스며든 물이 허리춤과 팬티까지 스미는 것을 여러차례 경험했기에......

계속되는 나무 계단과 돌계단을 이용하며 어두운 밤 등로를  올라간다.
헐떡이며 얼마나 올랐을까?
우리일행 뿐만이 아니라 우리 보다 앞서 출발했던 다른 일행들이 많이 모여있다.
3,550m 지점이며 Rope 설치 시작점이다.
비는 많이 내리진 않지만, 바위에선 계속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아마 산위에는 많은 양의 비가 내린듯 하다), Rope는 젖어있어 장갑을 통해 젖은 손이 되지만 계속 손을
사용해야하니 어쩔수 없다.
하산시 확인하니 족히 1Km가 넘는구간이 비스듬히,경사도가 심하게 올라가는 암릉구간이며, 이후에도 정상까지 약 30mm 굵기의 Rope가 설치되어있다.
어둠속에서 초행으로 이런 지역을 만나보니 당연 두려움도 생기겠지만, 앞사람의 뒷걸음에 랜턴 불빛을 비추고 따라가니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비는 언제 왔냐는듯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맑은 날로 변해 하늘엔 하현달, 초롱이 별빛이 크게 느껴지며 구름 사이로 반짝인다.

Rope에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구간이되자 편안한 등로 같이 느껴지며 마지막 쉼터라는 "PAKA"라는 곳이다.
몇 계단 올라서고 보니 이번에는 목에 걸은 표찰을 하나하나 검색하는 산장 겸 Check Point인 “SAYAT SAYAT”이고 3,668m 지역이며 시간은 새벽 4시 20분이다.

즉, 이곳을 통과한뒤 정상까지의 거리와 주둔 시간을 계산하여 하산할 때, 다시 이곳에서 Check Out을 받아 “등정 인증서”를 발급해준다.
탐포혼 게이트만 통과한 사람에게는 3,300m만 다녀 왔다는 인증서를(흑백), “SAYAT SAYAT” Check Point를 통과한뒤 일정시간 이내에 Check Out 하면 3,668m만 다녀 왔다는 인증서(역시 흑백)를, 자기들이 계산하는 일정시간 이후에 Check Out하면 정상 등정을 인정하는 인증서(칼라, 하단에 첨부)를 발급해준다.

“SAYAT SAYAT" Check Point를 지나고 5분여후 뒤부터 경사도 30~40도가 계속 이어지는데, 이지점부터는 바람이 엄청 불어와 손이 시려워 손을 마음대로 움직일수 없다.
또한 하현달이 환하게 비추고 있고, 별들은 왜 그렇게도 밝고 큰지!
사전 지식을 숙지한 덕에 나는 (우리 일행에 공지) 산장에서 준비한 보온병에 끓는 물을 준비해 왔는데, 바람을 피할 언덕이나 길도 없고, 달빛 속에서 보온병의 물을 따를때는 뜨거운데, 마실때는 이미 식어 마시기 좋은 온도가 돼 있으니 바람의 속도와 양, 온도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두 번에 거쳐 물을 마시니 3,929m 지역이고 입구로부터 8Km라며 이정표가 있다.
시간은 5시 5분.
뒤돌아보면 랜턴 불빛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올라온다.
역시 구경감이다.
왼쪽으로 시커멓게 보이는 “알렉산드라 봉” 오른쪽으로 “당나귀 귀 봉”을  지나니 여명이 밝아오며 눈앞에 마치 채석장의 돌 무더기 같은 암벽 지역이 나타난다.
먼저 등정한 사람들의 헤드랜턴 불빛도 반짝인다.
5시 50분쯤 구름사이로 일출이 시작된다. 구름속의 태양을 찾으려 애쓸 필요를 못 느낀다.

헤드랜턴을 끄고 눈 앞의 고지에 오르기 위해 여유를 부려본다.
우리 일행이 어디있나? 불러도 보고 확인도 하는데 나보다 한참이나 앞섰을 것 같은 권고문님을 비롯한 두어분이 5~60여m 아래에 쳐저있다.
현지인 Guide는 말 한마디 없이 우리와 5~10m 거리를 두고 따라온다.

드디어 등정! 4,095.2m.
“키나발루”는 카다잔족 언어로 ‘죽은 자의 안식처’라는 의미다
다른 자료에선 4,101m라고 돼 있는데 이곳 정상 안내판에 4,095.2m 라 써있다.
심 호흡도 해보고, 주변 조망을 한다.
손목시계는 7시 12분이다.
내 손목시계는 약 3분 빠르게 돼있고, 이곳에 도착하여 현지 시간을 조정하지 않았다.
즉, 서울시간으로 7시 9분이며 현지시각으론 6시 9분이다.

많은 악 조건과 함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듯하다.
언제 비가 왔냐는듯 하늘은 쾌청이고 너무나도 깨끗한 구름은 한참 발 아래에 있다.
어느 조각가 또는 화가가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낼수 있을까?
새삼 조물주와 자연의 섭리를 생각하게한다.
주변에는 수많은 이름모를 봉우리 들이 솟아있고 사이사이엔 얼음 박히듯 새하얀 구름이 있다.

정상부엔 많은 이들이 인증 샷을 하기위해 줄지어 있다.
어메 좋은거~~~~
잠시후 주변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 인증 샷을 부탁한다.
내친김에 손목시계를 풀어 고도계를 놓고 인증 샷한다. 약간의 오차는 있지만 기온은 12.6도, 고도 4,072m, 시간은 7시 18분이다.

권 고문님이 올라왔다. 장 위원장 내외, 김현경 형님도 인증샷에 참여했다.
뿌듯하고 벅찬 감정을 뒤로하며 하산길로 방향을 잡는다.
하산길에는 어둠과 추위로 감히 생각도 할수 없었을 주변 경관이며, 산아래 펼쳐진 모습을 구경하는 여유로움도 있지만, 하산을 재촉한다.

정상부의 채석장같은 지대를 벗어나니 1~1.5 Km 구간은 황량한 바위 벌판이다.
황량한 벌판이라는 말을 이런 바위 지대에서도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몸을 어디한곳 버티거나 기댈곳이 없는, 경사도는 약간있지만 너른 평원같은 바위 벌판이다.
벌판지역을 벗어나니 “SAYAT SAYAT Check Point” 마지막 쉼터였던 곳을 지난다.
바람을 피할수있는 지역에서 모여 마지막 남은 간식과 더운물도 나눠 먹는다.
모처럼 현지인 Guide에게도 간식을 넘겨준다.

오며가며 만나는 현지인들은 우리가 코리안이란걸 알고 무조건 두손 모으고 흔들며 “강남 스타일”을 연호한다.
역시나 제아무리 똑똑한 외교관보다도 체육과 문화가 압권이다.
싸이! 녀석의 말대로 잘 생기거나 Charming한 얼굴은 아니지만, 싸이란 이름을 모르는
젊은이는 없는가보다.

계속되는 하산, Rope에 의지하여 내려간다.
어둠으로 모르고, 못보고 올랐던 길이 이리도 험했단 말인가?
Rope지역,나무계단, 돌계단, 돌길의 연속이다.
쉼없이 내려가니 저먼치 아래에 산장의 건물들이 보인다.
현지시각 오전 9시.
무사히 산장으로의 귀환이다.
방에서 각자의 짐을 챙겨 어제 저녁식사하던 휴게산장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러 내려선다.
거의 동일 메뉴에 껍질까지 먹는 길다란 콩(이름은 모름) 볶음이 추가됐다.
볶음밥이 있었지만 손이 가질 않는다.
계산해보니 나는 다섯 끼니채 쌀은 한톨도 넘기지 않았다.

9시 30분 일행과 함께 하산이다.
역시 올라올때 비가 뿌려 정신없이 올라오던 길을 여유롭게 둘러보며 내려선다.
말이 6.5Km 이지 한참이나 내려 가야한다.

키나발루산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된 건 이 산이 품은 자연유산 때문이다.
딴 곳에선 보기조차 힘든 희귀식물이 많이 널려 있고, 서식하는 난초만 1500여종 이란다. 식충식물 ‘네펜데스’는 등산로 주변에 눈에 띈다.
 
우리가 생각하듯 오르는 길 3시간이면 하산길 1시간 20~30분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만큼 계단이 높고, 돌길은 다듬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날씨는 쾌청이다.
한두군데 에서의 인증 샷후에 쉼터에서도 쉬어가며 “TIMPOHON” Gate에 도착하니
담당 황사장이 차를 대기시켜놓고 기다리고 있다.
오후 1시 하산 완료.

하룻만에 보는 얼굴인데도 반갑다.
차로 이동하여 현지 깔끔한 Restaurant 에서 식사를 한다.
오후 일정은 호텔에서 쉬고 저녁식사 뿐이니, 어제 아침 왔던 길을 그대로 다시 회귀해야한다.  내일 일정을 협의 하던중 의견 일치가 되지 않는다.

1시 50분 호텔을 향하여 출발이다.

3시 가까이 되자 차창으로 빗방울이 흩뿌린다.
편도 1차선의 구불구불한 길을 열심히 달린다.
잠시후엔 한여름 장맛비처럼 폭우로 돌변하여 쏟아진다. 다행이 시내 구간에 진입하자 약한 이슬비가되어 흩날린다.
차창으로 시내 구경을 하라고 우회하여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40분.
후텁지근한 날씨에 비는 그쳐있다
저녁식사를 위해 오후 7시를 기약한다.
냉 족욕을 위해 냉수를 욕조에 받아보지만 온도가 미지근하여 아닌성 싶다.
새삼 어제저녁 산장의 차디찬 물이 생각난다.

여행의 즐거움에는 새로움도 있지만 식도락의 재미도 빼 놓을수 없다.
산다는게 뭔지? 먹는다는게 뭔지?
한 사람도 빠짐없이 Lobby에 모였다.
외부에서 행하는 저녁 메뉴는 삼겹살이란다.
한국인 늙은여자 주인이 반갑게 맞이한다.
역시 4인 1 Table에 삼겸살 1판,김치찌게,쌈채소와 함께 부속 반찬이 푸짐하다.
소주는 우리가 가지고 가고, 맥주 6병을 시켰는데 청도 맥주에 4홉짜리다.
1병에 12,000원(우리돈으로 환산)

우리일행 뒷 좌석에 역도선수 장미란양이 일행과 앉아있다.
재보거나 대보진 않았지만 같이온 일행의 두곱으로 푸짐하다.
이곳에 올때에도 같은 비행기의 맨 앞좌석에 앉아있었는데....
반갑게 인사하고 먼저 자리를 일어난다.
간만에 처음으로 쌀알을 넘겼다.

작성자 개인(서울 동부산악회장 이 우첩 MB: 011-250-1125)의 감정과 사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혹, 오류가 있다면고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곳 이경훈 사장님을 알게되어 만족할만한 여행과 트레킹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다음을 기약합니다. 사업 번창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