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7.14.목.비.

일본 다이센트레킹1-아듀~! 운무 쌓인 동해항

지난 6월말 울릉도 트레킹이 폭풍으로 취소되고

대신 동해항에서 일본 다이센 트레킹을 떠나는 훼리호의 정보를 얻었다.

 

여지껏 해외로 떠나는 항구는 부산과 인천만 생각하고 있었던 내가

동해에 국제 선착장이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사실 지리 교과서에서 묵호항으로 배운 세대여서

동해항구가 묵호항이라는 것도 얼마전에야 알게 될 정도로 동해시는

내게 낯설은 지명이었다.

 

울릉도 트레킹의 경비와 비슷한 경비의 일본 다이센 트레킹은

한푼도 벌지 못하는 내게 있어서 소중한 정보였다.

지금이 비수기이니 그 금액이 가능하지만,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다음주부터는 10만원이 껑충 오르는 가격이었다.

 

내가 자주 가는 이곳 저곳의 카페에 동행인을 구한다는 공지를

올렸지만, 모두 이런 저런 사유가 있어 결국 혼자 떠나게 되었다.

 

막상 예약된 날짜가 다가오자 슬그머니 주저 앉고 싶어졌다.

그냥 휴가 기간에 조금 비싸더라도 친구들과 함께 가는게 좋겠다는 생각.

아니, 이 다음에 배낭 여행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가는게 좋겠다는 생각.

 

우리 인생은 항상 선택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존재이다.

그래. 이왕 마음먹었으니 한번 부딪혀 보는거야.

 

동해로 떠나는 날까지 하늘은 구멍이라도 뚫렸는 듯 쉬지않고 비가 쏟아졌다.

게다가 북상하는 태풍의 소식까지 겹쳐 더욱 마음 뒤숭숭하였다.

 

농촌에서는 농경지가 침수되고 지반이 약한 곳은 산사태가 나서

인명피해도 입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배낭매고 떠난다는게 민망하여

도둑질이라도 하듯 살그머니 집을 나섰다.

 

동해시 여객 터미널 집결이 4시.

집에서 12시 30분 출발. 1시 5분 동해노선 버스 승차.

나를 태운 버스는 정확히 4시에 동해에 도착하였고,

인솔자를 만나 곧 출국수속.

(여객선은 공항에서 처럼 서성이며 기다리지 않아서 좋았다.)

 

생각보다 작은 훼리선이었지만 만선이라 빈좌석이 없을 정도였다.

6시에 나를 태운 배는 검은 연기 푹푹 내뿜으며 동해항을 출항하였다.

 

항구는 항상 애잔한 슬픔이 깃들여 있는것 같다.

(유행가의 가사처럼 이별의 아픔이 있기 때문일까?)

갑판위에 올라가서 바라보는 동해항은 운무까지 가득 덮혀 있어서

더욱 아릿한 마음으로 환송해 주는 사람도 없는 선착장을 내려다 보고 손을 흔들었다.

 

 

비에 젖은 동해 여객 터미널.

 

내가 제일 마지막 도착. 여행객들로 붐비는 터미널.

 

출국 수속이 끝나자 곧 훼리호로 승선.

 

비내려 배 사진을 못찍고, 대신 선실에 걸린 사진을 복사한 내가 타고 간 훼리호.

 

짐을 내려놓고 곧바로 갑판으로 나가 바라본 동해항.

 

해질무렵의 고즈넉함이 묻어있는 동해항.

 

갑판의 뒷모습.

 

분주한 하역장의 모습.

 

이건 무엇을 하는건지?

 

점점 운무는 짙어지고.

 

1층 로비로 내려와서 찍은 인증사진.

 

고무신으로 갈아신고 바지 가랑이 한쪽은 접어 올리고....

 

식당으로 들어가는 로비는 이렇게 앙증맞은 그림이 붙혀있다.

 

멀리 예인선이 큰배를 밀어서 큰바다로 향하게 하고 있었다.

 

1층의 식당.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의 벽화.

제우스신인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인지?

 

멀어져 가는 동해항. 아듀~!

 

영화 <타이타닉>의 멋진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선두의 모습.

 

영화속의 멋진 청춘 남녀의 포즈를 생각하면서 갑판을 서성이는데 선장이 나타나 선장실 보고 싶으면 들어오란다.

 

와. 이런 찬스를 놓칠수 있냐?

 

선장님은 직접 핸들도 만져 보라고 한다.와우~!

 

해상지도도 설명해주시는 친절한 선장님.

 

착한 학생처럼 공손하게 두손 모두고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나중 하선하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출입제한구역이라 인사도 못하고.....

 

산의 등고선처럼 등심선이 그려져 있는 지도.

 

이왕 쓴 선심에 선장 모자까지 쓰고 운전을 하라고 하셨는데 영 폼이 말이 아니다.ㅋㅋ

 

핸들을 돌리고 나서 선미로 나가보니 내가 꺽은 곡선 모양 그대로 배가 굽어져 이동하는 모습.

 

붉은 공룡한마리 실려있는 갑판 앞머리.

 

앞에서 바라본 선미.

 

12명이 함께 동침한 3022호실.

 

밤은 깊어가고....초저녁 잠을 자다 갑판에 나서보니 어느새 비는 그쳐있고....

뒤로 돌아서니....아~! 하고 탄성이 튀어나오게 그름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보름달이.

 

검은 밤바다위에 오징어잡이 불빛만 군데군데 불을 밝히고....

 

귀찮아서 그냥 입은 옷채로 자려고 하였다가 사우나탕에 들어가 보니....

 

아무도 없는 텅빈 사우나탕에 욕조의 물만 흔들리고 있었다.

 

푸른비의사랑